우리나라 문학이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아서 많은 사람들이 기뻐했습니다. 나도 소설가 한강이 맨부커상을 받은 "채식주의자"를 수상 소식이 전해진 후 얼마 안 있어, 그러니 약 7-8년 전에 책을 사서 읽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크게 감명을 받은 기억이 없고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고 소재가 좀 별로 마음에 안 들고 전개 과정도 그렇게 신선하거나, 문장이 특출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저 외국 문학상을 하나 받았구나 하고 생각하고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노벨상을 받고 다른 작품들이 거론되는 것을 보고 소재를 선택하는데 소설가가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년이 온다" 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광주 5.18과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하여 전개되는 소설인데 작가가 주로 피해자들의 상처에 초점을 맞추어서 폭력에 희생당한 인간의 육체적 심적 정신적 고통을 형상화하는 글을 썼는데, 그러다 보니 가해자들 즉 군인과 경찰의 무도한 폭력과 그들에게 명령한 당시의 정권의 부도덕성이 부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두 사건에 대해서는 원인과 경과과정과 결과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나뉘어 있습니다.
작가가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하여 작품을 쓸 때는 엄청난 공부와 고뇌를 하고 써야 합니다. 왜냐하면 문학작품이 완전하지는 못해도 최대한 객관성을 가지고 그런 토대 위에서 자신의 문학적 글쓰기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역사 앞에서의 신중함이요, 겸허함입니다.
노벨문학상은 그 상징적 의미가 엄청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최초로 문학상을 받은 것은 기뻐할 일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것을 발판으로 하여 제2, 제3의 노벨 문학상이 나오기를 바라 봅니다. 그리고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우리 민족의 문화에는 노벨 문학상을 가까운 시일에 또 받을 기반과 이야깃거리가 충분합니다. 부디 이것을 기반으로 하여 우리 국민들이 책을 많이 읽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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