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작 영화 "행주치마"를 아십니까?
중학교 교장선생님인 강중서는 부인을 사별하고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두고 살고 있는데, 그 집에는 식모가 살림을 맡아하고 있다. 큰 딸인 명희는 식모 아줌마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지만, 그 식모 아줌마는 마음씨가 곱고 성실해 아이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장선생님은 식모아줌마와 결혼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가족들에게 알리는데, 물론 큰딸 명희는 크게 반대한다.
그런데 어느날 명희는 사실 자신이 교장선생님의 딸이 아니라 식모아줌마의 딸이라는 말을 엿듣고 충격에 빠진다. 전쟁의 혼란 중에 식모 아줌마가 자신의 딸 명희를 교장선생님 집 앞에 버렸고, 그때 교장 선생님 부인이 명희를 친딸처럼 잘 키웠고 명희 자신은 당연히 교장선생님을 자신의 아버지로 생각하고 있었다. 식모 아줌마는 전쟁 중의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자기 딸 명희를 이 집에 버리고 자신이 이 집의 식모가 된 것이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 충격받은 명희는 결혼에 계속 반대하여 결국 식모 아줌마는 결혼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고향에서 올라온 오빠와 함께 길을 나서는데, 2층에서 이를 지켜보던 명희가 결국 뒤를 쫓아가 "어머니" 하고 부른다.
식모 아줌마가 교장댁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마지막으로 딸 명희에게 행주치마를 벗어 건네면서 "행주치마를 두른다는 건 여자에겐 특권이에요. 여자의 행복은 부엌에 있다고 하지 않나요? 행주치마를 둘러야만 그 부엌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거든요. 그리고 슬픈 땐 눈물을 씻고, 일할 땐 땀을 씻고, 아기를 키울 땐...... 앞으론 큰 아가씨가 이 댁에 종이 되어야 해요.'
라는 대사에선 눈물이 왈칵 솟아올랐다.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 한국의 여성들이 겪었던 고난과 희생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며 깊은 감동을 느꼈다.
아, 우리나라 여성들의 희생과 헌신은 너무나 거룩했고 거룩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뜨거운 눈물, 콧물이 막 쏟아졌다.
남자들이 잘 해야 한다. 남자들이 잘해야 한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천상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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